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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엄마가 말하는 '부모의 역할'과 '자식의 도리'

시은별 2025. 3. 21. 03:22

엄마가 말하는 '부모의 역할'과 '자식의 도리'

설날, 엄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출산할 때 아빠랑 같이 보러 갈게. 자식이 아이를 낳는데 부모가 보러 가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
"너도 네 할 도리를 해라."

나는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엄마가 말하는 ‘부모의 역할’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그동안 엄마는 내가 힘들 때 진정한 의미에서 나를 돕거나 위로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엄마는 자신의 행동을 ‘부모로서의 역할’이라고 정의하며, 나에게 ‘자식의 도리’를 요구하고 있다.


엄마의 ‘부모 역할’은 일방적이다

작년 설날, 나는 임신 7개월 차였고 몸이 무거워서 이동이 어려웠다.
그래서 엄마에게 **"집에서 보낼 거야."**라고 말했더니, 엄마는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제주도로 골프 여행을 떠났다.

나는 사실 그때도 좀 씁쓸했다.
아무리 내가 엄마와 거리 두고 있다고 해도, 딸이 첫아이를 임신 중이라면 부모로서 조금은 신경 써주는 게 일반적이지 않을까?

그런데도 엄마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고, 내 상황을 배려하지 않았다.

그런 엄마가, 이제 와서 ‘출산할 때 보러 가는 게 부모의 역할’이라고 주장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엄마는 단 한 번도 내 감정을 고려하지 않았으면서, 본인이 원할 때만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엄마는 결국 만족함을 모른다

설날, 나는 엄마에게 전화도 드렸고,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없는 가운데 용돈을 짜내서 드렸다.
하지만 엄마는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엄마는 **"너도 네 할 도리를 해라."**라는 말만 반복했다.

어릴때 부터 무엇을 해도 엄마의 기준과 요구는 더욱 높아만져 간다

예를 들어 시험성적, 외모 가꾸기, 이성관계및 용돈 등등...

나는 엄마에게 인증받기에 늘 목이 마르고 탈진 할 정도로 노력해왔다. 

 

내가 이미 한 것들은 엄마의 눈에 보이지 않는 걸까?

엄마에게 중요한 건, 내가 엄마가 원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는가, 아닌가.
엄마가 원하는 방식대로 하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도리를 다하지 않는 자식’이 되어버린다.


결론: 나는 더 이상 엄마의 기준에 맞출 필요가 없다

이제 나는 깨달았다.

엄마는 **‘부모로서의 역할’**을 일방적으로 정의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은 방식대로 행동한다.
그러면서 나에게는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요구하며,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보답받기를 바란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엄마의 기준에 맞춰 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출산하는 것은 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다.


이제 나는 나를 배려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엄마가 말하는 ‘부모의 역할’은 결국 엄마가 원하는 방식일 뿐이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는 더 이상 엄마가 정한 틀 안에서 ‘도리를 다하는 자식’이 되려고 애쓰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내 감정을 존중하고, 나를 위해 결정하며, 나를 배려하는 관계를 선택할 것이다.